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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빛이 영롱합니다. 비가 자주 온 탓에 연일 하늘은 맑고 뭉게 구름 또한 그림처럼 아름답습니다. 9일이 한로(寒露), 24일이 상강(霜降)이니 시절은 미상불 가을 이 분명합니다. 독일의 시인 R·M 릴케는 ‘주여,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하였습니다’라고 ‘태평가를 불렀지만 우리의 올 여름은 위대하기는커녕 참담함,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태풍과 폭우라는 자연재해가 너무나 혹독했기에 지금 동절기를 앞둔 수재민들의 시름은 절망 속에 깊어만 갑니다. 백년하청, 도대체 끝이 보이지 않는 우리 사회의 혼란은 이제 이라크 파병을 놓고 또 한차례 파동을 예고합니다. 아니, 이미 파병을 반대하는 진보적인 단체들과 파병을 지지하는 보수단체간의 대립이 격화되고있고 국민여론마저 둘로 갈려 있는 형국이니 올
오피니언
김영회 고문
2003.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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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이든 사물이든 처음 접하게 될 때의 느낌이나 인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언젠가 얼굴이 범죄형으로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실력 있는 한 대학생이 여러 번 구직에 실패하고 절망에 빠져 있다가 성형 수술 후 삶의 전기를 맞게 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또 최근 ‘살아 있는 역사’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힐러리 로댐 클린턴도 두꺼운 검은 안경을 벗어 던지고 수 차례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등 이미지 쇄신에 노력을 기울였다는 고백을 접하면서 어느 사회나 ‘겉모양’을 가볍게 여기지는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그래서인지 최근 안경, 시계 등 많은 제품들이 패션 제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또 외모로 인한 콤플렉스가 개인의 정신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면 성형을 통해서라도
오피니언
충청리뷰
2003.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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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 6월 3일 본란에 '김문수의원의 뒷모습'이란 제목의 글을 올린적이 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무현 1등 저격수로 급부상한 김문수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어서였다. 김문수에 천착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노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 내는 그의 상기된 모습을 보고 "그럼 넌 얼마나 깨끗한 놈이냐"를 한번 묻고 싶었던 것이다. 말이 비판이지 '대통령 죽이기'나 다름없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 보면서 그의 진면목을 알리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김문수가 싫다. 그가 한나라당의 논객으로 인정받는 것은 좋지만 TV토론에 나와 거친 숨을 호흡하며 상대를 몰아치는 모습은 이젠 더 이상 안보았으면 한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오피니언
한덕현 기자
2003.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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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논어 위정편(爲政篇)에서 “나는 나이 열 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오십유오이지우학),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三十而摩삼십이립),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四十而不惑·사십이불혹),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五十而知天命·오십이지천명),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뜻을 이해하게 되었고(六十而耳順·육십이이순), 일흔이 되어서는 마음에 따라 하고 싶은 대로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고 말하였습니다.이를 쉽게 말하면 나이 50이 되어야 하늘의 섭리, 즉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된다는 뜻이고 이순의 60대를 지나 70이 되어야 비로소 원숙한 인품과 경륜을 갖추게 돼 큰일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
오피니언
김영회 고문
2003.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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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이 돌아왔다고 한다. 1944년에 태어나 동족상잔의 비극을 어린 눈망울에 담고, 봉건적 권위주의가 조국을 유린하던 60년대에 독일로 건너갔던 그가 37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유신 독재에 항거했기에 아버지의 죽음을 지키지 못했고, 이데올로기의 각축이 족쇄가 되었기에 어린 아들에게 조국의 산하를 보여주지 못했던 송두율이 돌아왔다고 한다.이렇게 서두를 시작하니 북한로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일지도 모르는 송두율을 너무 두둔하는 것은 아닌가하고 걱정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무책임한 발언일지는 몰라도, 나는 그의 정치적 실체가 무엇인지는 잘 모른다. 다만 나는 그가 오랜 세월동안 조국을 그리며 살아온 아픈 가슴의 소유자인 것은 안다.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조국과 뜻을 같이 하지 못했기
오피니언
충청리뷰
2003.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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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열 충북도의회 의장이 10월 1일 사퇴를 결정함으로써 도의원 보궐선거는 내년 6월에나 가능하게 됐다. 10월 30일 재보선이 치러지는 만큼 하는김에 하자며 9월 30일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유의장은 자신의 편의를 먼저 생각했다. 9월 30일과 10월 1일은 단 하루 차이지만 보궐선거는 무려 8개월이나 늦춰지는 것이다. 우리가 손님을 대접할 때 조금 늦게 다른 사람이 끼여들더라도 숫가락 한개만 더 놓으면 만사가 해결된다. 먼저 온 손님이 다 먹고 난 후 찾아오게 되면 상을 한번 더 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다름아닌 낭비다. 이러한 번거로움과 국가적 낭비를 덜자고 많은 사람들은 9월 말 사퇴를 원했다. 기자는 이번 과정을 지켜보면서 유의장에게 실망감
오피니언
한덕현 기자
2003.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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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엔 딱 한가지 약점이 있다. 너무 재미난다는 것이다. 골프의 매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태풍 매미가 한반도에 들이닥칠 당시에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친구들과 제주에서 라운딩을 즐겼다고 해서 구설수에 올랐다. 태풍 피해자들의 입장에선 당장 모가지 감이다. 충북에서도 경찰청장이 예사롭지 않을 때 골프를 쳤다가 불명예스럽게 자리를 옮긴 사례가 있다. 이렇듯 골프는 자기인생이 종치는 줄도 모르고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 때 도내 골프장들도 부킹(예약)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물론 당연히 골프장마다 문전성시를 이뤘다. 골프를 치기 위해 성묘를 앞당겼다는 인사들도 많았다는 후문이다. 골프는 종종 인생에 비유된다. 그만큼 희노애락을 간직한게
오피니언
한덕현 기자
2003.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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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검이 발표한 양길승 몰카 중간 수사결과는 김도훈 전 검사를 확실하게 흠집냈다. 자신이 수사하는 사건의 피의자를 끌어 들여 몰래카메라 촬영을 지시했고, 공갈협박범에겐 무혐의 처분의 대가로 2000만원을 받아 챙겼으며, 또 다른 피의자의 부인에겐 1억원 상당의 토지를 요구하며 무려 7차례에 걸쳐 향응접대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 밖의 혐의들은 조잡하기 이를데 없어 굳이 거론치 않겠다. 만약 검찰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김도훈 전검사는 그야말로 파렴치범이나 다름없다.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그는 인간도 아니다. 이런 사람이 지난해 연말 충청리뷰를 잡겠다고 광고주를 탄압하고, 지역의 대표적 개혁인사인 김정기 전서원대총장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니, 당장 피가 거꾸로 솟는 기
오피니언
한덕현 기자
2003.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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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중국 전국시대 조(趙)나라에 무령왕이라는 임금이 있었습니다. 그는 쇠약해진 국력을 재정비하여 주변의 강국들이 가해오는 압력에 맞서기 위해 북방 이민족의 기마전술을 도입 하고자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족(漢族)의 복장은 예로부터 옷자락이 길었으므로 그 옷으로는 말을 탈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말을 타려면 길이가 짧은 호복(胡服)을 입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한족은 이민족을 동이(東夷)니, 서융(西戎)이니, 남만(南蠻)이니, 북적(北狄)이니 하여 오랑캐로 멸시해서 부르면서 중화민족(中華民族)의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으므로 야만족의 옷을 입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호복을 채용하고자하나 세상은 내 처사를 비난할 것인즉, 어찌하
오피니언
김영회 고문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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