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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산은 청주시민 삶의 체취와 추억이 묻어 있는 마음의 고향이다. 오르는 산등성이마다 향수의 조각이 숲 속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수리부엉이를 쫓으며 하늘로 쏘아 올린 어린 날의 푸른 꿈이 뭉개 구름으로 남아 산 정수리를 감싼다.우암산으로 소풍을 가던 그리움의 길목엔 아직도 아카시아 향기가 알싸하고 상수리나무 사이에선 살찐 청설모가 토실토실한 알밤을 정신 없이 까먹는다. 산을 찾는 검정 고무신이 운동화로, 등산화로 바뀌고 계절의 순환이 수천, 수만 번 거듭하였어도 우암산의 우직한 모습은 변함이 없다. 나들이를 갔다 청주로 돌아올 때 플라타너스 숲 사이로 우암산이 보이기 시작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하다. 멀리서 보아도 좋고 가까이서 보면 더욱 좋은 산이다. 그래서 우암산은 청주의 어머니와 같
오피니언
임병무 고문
2004.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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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 사람들 대단합니다.”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어느 점심자리에서 몇몇 언론계 출신 인사들이 이구동성 입을 모았습니다. 그들이 미국인들을 대단하다고 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선거에서 패배한 존 케리 민주당후보가 개표도 끝나기도 전에 깨끗이 패배를 인정한 연설을 두고 한 말이었습니다.존 케리는 패색이 짙어지자 최종 개표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소리 없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승복연설을 합니다. “미국의 선거에 패자란 없다” “국가가 분열 될 위기에 처해 이제 치유를 시작하기 바란다” “우리는 공통의 대의를 찾아야하며 분노나 소요 없이 국가를 위해 모두 힘을 모아야한다.” 큰 싸움에 진 사람 치고 그의 태도는 너무나도 대범하고 의연했던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선거운
오피니언
김영회 고문
2004.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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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원종 도지사와 한대수 시장은 왜 안보입니까?” “충북도의회 의원들이 회기중이라는 이유로 한 명도 안 나왔다는 게 말이 됩니까?” “충북도와 청주시 산하 관변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또 뭐 하는 겁니까?” 지난 9일 중앙공원에서 신행정수도사수 충북비상시국회의가 주최한 ‘헌재규탄 신행정수도사수 충북도민대회’ 현장에 나온 시민들은 모두 한마디씩 불만을 토로했다. 이 날 모인 사람들은 중앙공원에 나와 가을햇빛을 쬐는 어르신들까지 합쳐 300여명으로 추산됐다. 그것도 아주 후하게 쳐서 300여명이다. 그 중에는 소일거리로 공원을 찾은 어르신들이 100명 정도는 족히 돼 보여 이 대회에 온 사람은 200명 안팎이라는 말이 정확할 것이다. 이 날 자리를 지킨 사람들은 지역 국회의원과 보좌관, 비상시
오피니언
홍강희 기자
2004.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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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회오리바람 속에서 헤어날 줄을 모르고 있다.정부는 국가의 경쟁력을 위하여 수도이전의 불가피성을 이야기하지만 야당의 입장에서는 오로지 당리당략만을 앞세워 정쟁의 꺼리를 만들어내고 있다.중앙정치권에 항의성 메세지를 전하려고 몇 번을 오르내린 요즘의 서울은 사람이 살 곳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기름 한 방울나지 않는 나라에서 10분이면 가야할 거리를 1시간이상을 걸려야 갈수가 있었다. 제자리에서 쏟아내는 기름은 국고에 구멍을 뚫어놓은 듯 새나가는 모습뿐이다. 이러한 서울을 사수하기위해 야당에서는 수도이전 결사반대를 외치며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동북아의 중심도시 국제경쟁력을 생각하는 새로운 도시가 이제는 필요할 때이다.균형 있게 잘 짜여진 교통망을 중심으로 전국어디
오피니언
이욱
200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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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1일 내려진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결정은 우리 사회의 변화의 남은 영역으로 여겨지던 사법부가 말그대로 커밍아웃한 일대사건이었다. 결정 자체가 미치는 정치적·사회적·경제적 파장과는 별도로 이 결정이 우리 사법부의 역사에서 가지는 의미는 자못 심대하다 아니할 수 없다.구한말 독자적으로 구축되고 있던 우리나라의 사법제도는 일제식민지를 거치면서 효율적인 식민통치의 수단으로 전락하였고, 해방 이후 과거 식민지시대의 친일적 법조인들은 식민통치에 기여하였던 과거에 대한 단 한 마디의 참회도 없이 그대로 새로운 나라의 사법부로 편입되었다. 건국 초기 이승만 박사에 대항하여 독립적이고 올곧은 사법부상을 구현하려 애썼던 김병로 대법원장의 노력도 얼마가지 못하였고, 연이은 독재정권의 폭
오피니언
충북인뉴스
200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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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내버스를 타 보면 좌석 커버에 ‘세계문화유산 직지’를 명시하며 홍보하고 있다. 아무도 이것이 잘못된 표기인줄 몰랐다가 뒤늦게 한 여중생이 발견하여 청주시 홈페이지에 올림으로서 바로잡게 되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청주의 간판 문화재인 ‘직지’의 홍보가 정확하지 않았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발견하지 못했거나 간과한 것이다. 직지는 세계문화유산이 아니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유네스코에서는 세계유산 보존사업을 역점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세계유산(World heritage)은 세계유산과 세계기록유산, 세계무형유산으로 대별되고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을 포괄하고 있다.현재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582건, 자연유산 149건, 복합유산(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이 복합된
오피니언
임병무 고문
2004.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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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괴산군민회관에서 열렸던 ‘홍명희 문학제’에 다녀왔습니다.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주최하고 충북작가회의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전국에서 200여명의 홍명희 연구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습니다.올해로 9회 째를 맞는 ‘홍명희 문학제’는 첫날 영상으로 만나는 임꺽정 상영을 시작으로 임헌영 민족문화연구소장과 민충환 부천대교수의 학술강연으로 이어졌고 벽초전문가인 강영주 상명대 교수의 ‘벽초 홍명희평전’ 출간기념회도 열렸습니다. ‘홍명희 문학제’는 그가 사회주의자이면서 월북 작가로 북한에서 두 차례나 부수상을 역임한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그 동안 공개적으로 열리지 못하다 지역 보훈단체의 양해로 이번에 그의 고향 괴산에서 막을 올린 것입니다.이날 ‘홍명희문학제’에는 김문배 괴산군수, 이재화
오피니언
김영회 고문
2004.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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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1일 한 무리의 50대 남자들이 대낮에 청주시청 공무원노조 사무실로 난입했다. 이들은 비닐봉지에 담아간 오물을 사무실에 흩뿌리고 심지어 카터 칼을 든채 조합원을 위협했다. 당시 청주시공무원노조는 한대수 시장을 개에 비유한 패러디 사건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었다. 경찰 수사결과 문제의 난입자들은 고엽제전우회 청주지회 회원들로 밝혀졌다. 전국의 신문방송이 개 패러리 사건을 ‘패륜적 행위’로까지 몰고가는 상황에서 열혈시민들은 화가 날만도 했다. 하지만 병마의 그늘속에 사회적 약자로 인식돼온 그들이, 자신들의 이익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에 집단적으로 자극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취재진에게는 도저히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지난 1일 서울 장충체육
오피니언
권혁상 기자
2004.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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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시대를 대표하는 범종은 오대산 상원사 동종(국보 제 36호)과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봉덕사종: 국보 제 29호)이다. 범종소리와 더불어 조형 수법은 통일신라시대 불교미술의 절정을 이룬다.상원사 동종은 소리가 맑고 깨끗하며 성덕대왕신종은 신비의 법음(法音)을 간직하고 있다. 관련학계에서는 통일신라의 2대 범종으로 이 두 범종을 꼽는다. 신라시대의 범종은 흔치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소리가 오묘하기 때문에 옛 종의 흔적을 찾는 기준점이 된다.상원사 동종은 종의 교과서다. 그 맑은 소리가 어떻게 나는지 과학적으로도 규명하기가 힘들다. 여러 설화를 간직한 에밀레종의 육중하고 애잔한 맥 놀이도 미스터리에 가깝다. 과학적인 주조이외에도 깊은 불심과 공력 없이는 완성이 불가능
오피니언
임병무 고문
2004.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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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통탄합니다. 20대에 초임기자가 되어 오로지 ‘사명감’ 하나로 청춘을 불태운 충청일보가 58년 역사의 조종을 울리려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직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 나 한 사람뿐이겠습니까. 온갖 시련과 고통을 감내하며 온 몸을 바쳐 한 시대 충청일보를 지켜 온 수 많은 전직 사우들, 그들 또한 오늘 풍전등화가 된 충청일보의 일그러진 모습에 탄식을 금치 못할 터입니다. 충청일보는 지금 노조원들의 절규 속에 단말마의 절박한 순간을 맞고 있습니다. 30여 일이 넘는 장기 농성도, 3백 리 길의 눈물겨운 고행도 아무 소용이 없이 경영층의 직장폐쇄라는 극약 처방 앞에 무력하게 주저앉아 있을 뿐입니다.시련이 어찌 오늘만의 일이겠습니까. 자유당 정권의 폐간 조치, 유신 독재정권하의 탄압,
오피니언
김영회 고문
2004.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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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정수도 건설 불발이란 예상 밖 사태가 다양해야 할 지역사회의 관점을 독점하고 있지만, 어느 현안보다 현실적이면서 첨예한 공론들이 들끓고 있는 교육문제를 지금 심각하게 생각해 볼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 특히 내년도 충북교육정책의 최우선 중점을 학력제고에 두겠다는 김천호 교육감의 최근 발언은 당연한 가치의 재확인이라는 점 때문에 오히려 주목을 끌고 있다. 사회전체가 그렇지만 교육계만큼 진보주의적 교육관과 학력향상을 우선순위에 두는 전통적 교육관이 충돌하는 곳도 드물다. 그런 점에서 교육감의 학력신장 우선주의 천명은 역설적으로 충북 교육계가 ‘열린 교육’, ‘학생 중심 교육’을 주창하는, 진보성향의 지적 분위기에 더 친숙해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읽힌다. 최근 지역교육계 책임자 몇 분과 얘기할
오피니언
임철의 기자
2004.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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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일 청주 산남 3지구 택지개발 지역 내 원흥이마을에서는 그야말로 경악스러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두꺼비 핵심서식지와 환경보호종 맹꽁이 서식지, 그리고 원흥이 생태공원 부지로 마지막 남겨 달라는 유승종합건설 부지를 토지개발 공사가 완전히 망가뜨려 놓았습니다.사실 이 지역은 충청북도와 토지개발공사, 그리고 원흥이생명평화회의, 이렇게 3자간이 서로 합의점을 찾도록 대화하는 동안은 절대 공사 재개를 하지 않겠다던 ‘약속의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토지개발공사가 습지를 복토하려 했고, 마구 나무를 베어버렸습니다.이는 평화를 깨는 토지공사의 명백한 폭력입니다. 이 폭력 앞에서 우리 원흥이생명평화회의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당연히 저항을 하고자 합니다. 또한 3자간의 약속
오피니언
충북인뉴스
2004.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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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에 나온 소설 ‘배비장’전은 판소리 소설로 오늘날까지 연극 무대에 자주 오르내리는 작품이다. 비장(裨將)이란 조선시대에 감사, 병사(兵使) 등을 수행한 관원으로 중간 계급에 해당한다.서울에서 제주도로 부임하는 배비장은 여자를 멀리하겠다고 아내와 굳게 약속한다. 어떤 관기(官妓)에도 눈길조차 주지 않던 배비장은 제주 목사(牧使)와 이방의 골탕먹이기 작전에 넘어가 아내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애랑을 연모하게 된다.봄나들이 수풀 속에서 애랑은 갖은 교태를 부리며 배비장을 유혹하고 상사병을 앓던 배비장은 이방을 통해 애랑과 러브레터를 주고 받는다. 어느날 배비장은 이방의 지정대로 개가죽을 쓰고 개구멍을 통해 애랑의 방으로 잠입한다. 이방은 느닷없이 애랑의 남편행세를 하며 고함을 친다. 급한 김
오피니언
임병무 고문
200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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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 때 실학자 이중환은 그의 저서 ‘택리지(擇里志)’에 조선 팔도에 대한 평을 하는 가운데 ‘충청도는 물산(物産)이 영남, 호남에 미치지 못하나 산천이 평평하고 예쁘며 서울인 한양 남쪽 가까운 위치라서 사대부들이 모여 사는 곳이 되었다. 누대로 서울에 사는 사람 치고 이곳에 전답과 주택을 마련하지 않은 이가 없고 또 한양과 가까워서 풍속에 심한 차이가 없으므로 터를 고르면 가장 살만 하다’고 적고있습니다.그는 그러나 민심에 대해서는 ‘충청도는 오로지 세도와 재리(財利)만을 쫓는다’고 매우 부정적으로 혹평하고 있기도 합니다. 전자가 풍수설에 근거한 것이라면 후자는 사람에 관한 것이니 좋은 평이야 그렇다 치고 오늘 충청도에 적을 두고 사는 사람으로서 ‘세도와 재리 만을 쫓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결코 동
오피니언
김영회 고문
200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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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만인이 공경하는 인류의 스승이다. 백범 김구는 온 겨레가 존경해마지 않는 민족의 지도자다. 두 분 모두 제 명을 못 채우고 가셨다. 오늘 우리와 함께 사신다 해도 마찬가지의 험한 종생을 겪으실 것이다. 겉으로야 이구동성으로 공경과 찬양을 드리지만 속으로는 어림없다. 두 분은 ‘연대’의 가치를 중시했다는 점에서 꼭 닮았다. 그래서 두 분 모두 연대성의 가치에 저항하는 세력의 총탄을 맞고 죽임 당하셨다. 예수 시대의 사회에서 돈 다음으로 으뜸가는 주요 관심사는 파벌의 결속이었다. 고래로 유대 민족은 탁월한 단결심을 보였다. 특히 위기에 처할 때 결속의 힘이 더욱 빛났다. 그러나 예수 당대에는 이방인 세계에 대항하여 민족이 굳게 뭉치는 온 겨레의 통합보다 민족 내부에서 각 집단이 이루는
오피니언
충북인뉴스
200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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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북은 민선 2기부터 시작한 지역 정보화 사업과 바이오토피아 충북 건설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그 어느 지역보다 미래의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작업을 훌륭히 수행해 오고 있다. 또한 IT, BT로 충북을 특성화시켜 충북을 중부권 핵심전략산업지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식기반지수가 전국 16개 시도중 4위, 9개 도중 1위이고 산업집적화의 경우 BT산업으로는 전국의 18.8%, IT로는 전국의 18.2%를 차지하고 있어 그야말로 기본 인프라에서는 타 도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반 구축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독 지식기반 생산지수가 지식기반지수에 비해 낮은 수치로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타개책이 한시 빨리 마련되어야 하리라 여겨진다.
오피니언
충북인뉴스
2004.10.1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