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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겨울이다. 작열하던 한 여름의 태양을 온몸으로 받다 못해 바삭하게 말라버린 나뭇잎들이 찬 바람에 뒹군다. 낙엽 쌓인 길은 사색에 깊이 빠지게 한다. 가을이 끝나 겨울로 들어서면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을 혼자 걷고는 한다. 그 길은 가을의 처연한 아름다움과 장엄미를 느끼게도 하였으며 발밑에 밟히는 낙엽들은 지난날을 반추하고 숙연해지게도 한다.유년의 따스한 봄을 지나 치열한 젊음의 열기가 가득했던 여름, 이젠 중년의 모습으로 조락을 두려워하는 나이가 돼버린 지금까지 부질없는 생각과 일에 매달려 귀중한 삶을 낭비하지는 않았는가, 갈색의 낙엽은 내게 삶에 의미를 물으며 외로움에 아파하는 이는 없는지 한번쯤 돌아보게 한다.
문화·관광
정명숙
2006.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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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한다. 각각의 얼굴만큼 각양각색의 마음,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 그 바람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사랑은 어디서든 불시에 기습적으로 만나고 너무 빨리 오거나 늦게온다. 젊은 날 태양이 빛나고 꽃이피고 파도가 해변을 쓸고 가는 것의 의미가 다르게 느껴지던 가슴 설레던 사랑, 잡초가 우거진 오솔길에서 만난 노을진 사랑은 그 때늦음의 잔잔한 위로와 쓸쓸함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사랑은 삶에 대한 강렬한 참여의 형태이다. 거기에는 환희뿐만 아니라 고통 역
문화·관광
정명숙
2006.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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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싫은 여름은 무더위로 앙탈을 부리는데 이른 새벽 단 잠을 깨우는 소슬바람에는 유적한 한기가 담겨있다. 어느새 계절은 가을 문턱에 이르렀나보다. 기다리지 않아도 제 스스로 오는 계절이지만 시나브로 흐르는 세월이 얄궂다. 자주빛 쑥부쟁이 무리가 앞 다퉈 꽃 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늦여름과 초가을 산과 들녘을 함초롬이 수놓는 들꽃, 산들바람에 하늘거리는 자태는 그리움 가득 안은 여인네 춤사위마냥 곱고 애절하다. 인디언의 체로키 족은 가을을 산책하기 알맞은 달이라고하며, 아라파오 족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 부른다고 한다. 아마도 가을은 고요한 시간으로 돌아가 희생과 성숙을 가르치려는 삶의 깊은 뜻이 담겨있는 듯하다.
문화·관광
정명숙
2006.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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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직능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지인을 만났다. 국경일이 다가와 도로를 따라 태극기를 달고 있는데 지나가던 초등학생이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묻는말이 "아줌마 태극기를 왜 달아요?""내일 모레가 국경일이잖니""국경일이 뭔데요" 태극기를 달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돌아서니 왠지 모르게 화가 나더라고 씁쓸한 표정이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가장 두드러진 응원 패션은 비 더 레즈(Be the Reds)가 프린트된 티셔츠와 태극기 패션이었다. 젊은이들은 빨간 티를 잘라 배꼽티를 만들었고 태극기로 옷을 해 입는 재능를 발휘했다. 붉은색의 유행은 그 내면의 피 비린내나는 전쟁의 공포와 혁명과
문화·관광
정명숙
2006.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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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얼마를 견뎌야하나홀로 있는 봄에는 양귀비꽃대나 달여 먹고한 백년쯤 잠들고 싶어.위의 시는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어느 시인의 사랑시 끝 연이다, 어떻게 생긴 꽃이기에 그리 아름답다고 하는지, 유즙에는 어떠한 향이 스며있어 한 백년쯤 잠들고 싶어 하는가 늘 궁금하던 꽃이었다, 사물이나 대상은 그들에 대해 몰랐을때 역설적으로 그 참 모습을 만날수 있다, 그때부터 비로소 그들을 알기 시작하는 것이다. 지인의 저녁초대가 있어 청원군 오창에 갔다, 약속시간보다 여유가 있어 근처의 철 지난 유체꽃 단지를 거닐다 우연히 만난 꽃은 전설적인 경국지색 양귀비와 이름이 같고 마약성분 때문에 재배
문화·관광
정명숙
2006.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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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물결이 출렁이는 남녘 들판에는 보랏빛 자운영이 곱게 피어있다, 아름답게 꽃을 피우지만 잠시뿐, 파종기가 되면 갈아 엎어져 거름으로 돌아가 대지를 비옥하게 만드는 자운영, 또 다른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기꺼이 꽃이기를 포기하는 자운영의 고운 자태를 바라보며 내 어머니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경로 관광을 떠났다, 행선지를 정하고 버스를 예약하고 먹 거리를 준비하느라 부녀회원들이 수고한 덕에 어른들의 표정이 환하다, 버스가 출발하자 몇분은 썬 그라스를 멋지고 쓰시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닌 멋진 여인과 남자로 앉아있다, 지난 세월 속에 구구절절했던 사연과 자식 손주걱정은 모두 잊고 오늘 만큼은
문화·관광
정명숙
2006.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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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저절로 무거워진다,세월은 하루하루 일상에 작은 추 하나씩을 끊임없이 올려놓고야만다, 모든것들은 지나가고 스쳐가고 사물들은 조용히 변해가고 나이들어 가지만 그 과정은 점진적이지도 순하지도 않다, 생의 시간이 어느순간 끈적한 눈물과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다가올때면 습관처럼 산길을 걷는다, 산에서의 시간은 미풍처럼 부드럽고 느리므로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기며 자신을 돌아보노라면 켜켜히 쌓인 마음속 오니는 어느새 사라지고는 한다, 몇 년 전 깊은 생각없이 이사를 했다, 새 아파트고 구조가 시원시원한데다 8층이어서 가슴이 탁 트일것 같았지만 막상 짐을 풀고 여유롭게 바라본 풍경은 앞뒤를 가로막는 또 다른 아파트뿐이어서 오히려 갑갑했다, 다행스럽게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부모산이 있어 그 산을 오
문화·관광
정명숙
2006.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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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오는 날 정 명 숙 첫눈 오는날 혼자 산으로 갔읍니다 낙엽위에 살포시 내려앉는 흰눈이 오늘만이라도 녹아내리지 않길 바랬구요 산등성이 군데 군데 쌓여가는 하얀 눈 위에 가슴 밑바닥에 고여있던 그리움도 함께 꺼내 놓았읍니다 눈이 녹으면 그리움이 흔적없이 사라졌으면 좋겠읍니다 산을 내려와 오래전에 읽었던 시집한권 꺼내놓고 차 한잔을 앞에 놓았읍니다
문화·관광
정명숙
2005.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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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습관처럼 산을 오른다.시도 때도 없이 가고 싶다 생각하면 하던 일도 내던지고 집을 나선다. 혹여 그리운 이 가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이 정상을 향해 걷다보면 조금씩 즐거워지고 행복해지기 시작한다. 산길은 내가 사유하고 몽상하는 곳 이기도하고 철따라 피고 지는 들꽃들은 삶의 회의가 들 때마다 경이로움으로 다가와 위안을 주고 삶의 겸손함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가을 멀미를 시작하는 내게 산길 옆에 피어난 작은 풀꽃들이 눈을 맞추고 미소를 띠며 반겨준다. 개 여귀와 물봉숭아 쑥부쟁이 며느리밑싱게 고마리가 팔월의 끝자락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하더니 구월이 깊어갈수록 온 산이
문화·관광
정명숙
2005.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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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렇게 사랑하는 그대는그리워 또 그리운노을빛 사랑외로움에 마음 아플때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산에 올라 하늘을 보면스치듯이 불어가는한줄기 바람흐르지 못하는절반의 아픈사랑기어이 가슴에 묻는이별보다 깊은고독사랑한다고보고 싶다고만나고 싶다고그러고 싶었는데여기서 이렇게 보고싶은 당신은보일듯 안보일듯소리없이 흘러가는한조각 구름일뿐.
문화·관광
정명숙
2005.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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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면 눈물이 먼저 나는 이름이 있다. 창밖으로 소리 없이 비가 내리거나 우연히 쳐다본 밤하늘에 달이 휘영청 떠 있을 때, 그리고 홀로 따뜻한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서성일때 얼핏 돌아보면 그가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이렇듯 그리움이 깊어지면 나를 부르는 산의 손짓과 음성이 향수처럼 몰려오고 나는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서고는 한다. 일찍 출발하는 차를 타기위해 새벽잠을 설치고 아침도 거른 채 차에 오르니 설레임보다 피로가 먼저 몰려온다. 아마도 그것은 반복되던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내 시간으로 쓸 수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과 들은 새
문화·관광
정명숙
2005.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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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을 찿아가기로 한날. 싱그러운 봄바람이 온몸을 간질이며 바람목욕을 시켜주고있다. 오랜만에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한 시골길을 달린다. 목적지가 어디든 떠난다는 것 만으로도 마음은 설레고 흥분된다. 나이가 많든 적든 그것은 이심전심인가보다. 모두가 소년소녀의 해맑은 모습들이다. 인적이 드문 산길로 접어들자 창밖으로 보이는 숲속은 순정처럼 피어나는 연초록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그 순진스러움으로 산골짜기를 이내 장악해 버리는 솜씨는 역동적이기도 하다. 작은 개울가 옆에 내려서서 들뜬 기분으로 행복감에 젖어 바라보는 산속의 경치는 가히 신의 향연이라고 할만하다. 겨우네 죽은 듯이 숨죽이고 있던 산은
문화·관광
정명숙
2005.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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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바람과 함께 다가온다. 실개천의 얇게언 얼음속으로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 나뭇가지에 물오르는 소리, 쑥,냉이,봄꽃들 새싹돋는소리, 겨우네 텅빈 놀이터에 아이들이 모여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는 봄바람과 함께 나른하면서도 기분 좋게 들려온다. 물러가는 동장군 등뒤로 따스한 햇볕이 움츠려 있던 대지와 식물들을 물오르게 하고 세상을 윤택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이른봄의 햇볕은 아낙의 고운 피부를 검게 그을리게도 하지만 식물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성장의 영양분이 된다. 줄기는 곧고 튼튼하게 하며 수확을 예비한 꽃망울을 돋아나게 하는 봄볕.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꽃은 피어나고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하늘에는 구름의 양도 늘어나고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눈에 뜨일정도로 밝아졌다.
문화·관광
정명숙
2005.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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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한해의 마지막 밤을 하얗게 새우고 검은 빌로드가 펼쳐진듯한 밤하늘을 바라본다. 세월이 빠르다는 말은 인생이 유한하여서만은 아닐것이다. 삶의 중반을 훌쩍 넘어선 지금까지 활활 타오르지 못하고 하루하루 젖은 솔잎 태우듯 나는 그렇게 살아왔다. 매사에 자신없어하는 나약함과 지난날 소망했던 것들에 대한 집착으로 무의미한 삶을 살아온 회환과 새로 싹트기 시작하는 작은 희망속에서 한밤중 제야의 종이 울리는 시각에다 금을 그어놓았다. 그리고 그 안쪽과 바깥쪽에다 무수한 의미를 부여하며 생각했다. 가슴 가득 차있는 욕망과 애증 . 비움으로 찾아드는 평온함을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있었던 그들과 이별준비를 하고 종소리를 들으며 가슴속에 깊게 갈아앉아 있던 그들을 떠나 보냈다. 언제까지 닿
오피니언
정명숙
2005.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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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송가 이렇게 바람 손짓 따라 기약없이 떠난다 해도 기다려 달라는 말은 하지 않으리. 이별많은 서러운 이 가을에 오히려 아름답지 않은가 툭툭 떨어지며 완성되는 이별이 격정으로 휘몰아치던 사랑은 이제 낙엽으로 떨어져 눈 멀었던날의 그 덧없음을 기쁨과 슬픔을 잊지 않으며 말없이 영혼으로만 사랑하겠노라고..
문화·관광
정명숙
2004.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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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나는 왜 그렇게 잘 우는지 모르겠다. 도심 한 가운데 쌓여있는 낙엽을 봐도 눈물이 나고 어느집 담장에 계절도 잊은체 피여있는 몇 송이의 넝쿨장미를 보면서도 운다. 어느날은 일곱번이나 운적이 있어 혹시 갱년기 우울증이 아닌가 문득 겁이 나기도 했었다.그런데 오늘은 정말 많이 울었다. 수술을 끝내고 병실로 옮겨오신 시어머님의 얼굴과 머리를 쓰다듬으며 소리없이 한참을 울다 식구들 한테는 간다온다 말도 없이 집으로 왔다. 그리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화를 신고 모자를 쓰고 아침마다 오르던 산을 향해 혼자 천천히 걸었다. 산길로 접어들자 나무들은 앙상해져가고 산은 깊디깊은 생각에 싸여있어 바람많이 정적사이로 쉴새없이 돌아다니며 마른낙엽을 멀리 떠나보내고 있다. 쇠잔해진 들풀들 마저 옆으로
문화·관광
정명숙
2004.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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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자욱한 아침 들길을 걷는다.길 옆에는 여름동안 낯익은 풀들이 조금씩 몸 색깔을 변하게하고 단풍은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고 있다. 먼저 떨어진 나뭇잎은 아직 초록색을 더 많이 지니고 있어 빠른 이별이 서러워 보인다. 이제 너그러워진 공기는 식물들에게 수확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고 사람은 그 기쁨을 기꺼히 받아 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 들길에는 무리지어 피여있는 꽃들이 안개속에서 수줍은 미소를 띠며 스쳐 지나는 나를 반긴다. 타인의 손에 의해 한곳에 뿌리내려 안주할수 없는 서러운 운명을 홀로 삭히며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질긴 목숨줄을 쥐고있는 들풀. 밟히고 밟혀도 어느순간 새싹이 돋는 질경이와 줄기만 땅에 닿아도 뿌리를 내리는 개여귀는 베어내고 뽑아도 어느새 홍자색 꽃을 피우고 세
문화·관광
정명숙
2004.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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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으로 접어들어 원추리가 새파란 꽃대를 뻗어 노란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산딸기가 빨갛게 익기 시작하면 습관처럼 유년시절을 그리워 한다, 마당끝에 서면 들판을 가로질러 길게뻗은 철길을 따라 기적을 울리며 큰솔밭 넘어로 사라지던 기차가 남긴 흰연기가 산자락 끝에서 뭉게구름 처럼 피어 났었다, 그것을 바라보노라면 어린 마음에도 먼곳으로 떠나고싶은 생각이 가슴을 채워었다, 기차소리와 뒷산에서 울던 뻐꾸기 소리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던곳, 유년과 소녀의 꿈이 남겨져있는 고향의 옛집,내가 태어나 자란 마을은 큰솔밭이라고 부르던 지금의 솔밭공원을 지나 언덕에 서면 맨먼저 보이는 방죽과 마을입구 우물곁에 서있는 향나무가 눈에 뜨인다, 방죽은 봄,여름,가을까지 동네사람들의 매운탕 거리를 마련해 주던 곳이며
문화·관광
정명숙
2004.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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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 흩날리며 낙화하는 여인 끝없는 그리움으로 흐르던 푸른 몸짓은 하얀 포말로 부서지는 외로운 사랑. 부딪치는 물결위에 설음조차 쏟아놓고 안개처럼 피여오는 그리움 계곡 깊은바위 끌어안고 소용돌이친다.
문화·관광
정명숙
2004.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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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색깔이 점점 퇴색되어 가는 것을 느끼고 먼 곳이 그리워지면 푸른 산을 꿈꾼다. 오늘 일상에서 벗어나 산행을 떠나기로 한날, 여름으로 성큼 들어선 유월의 하늘은 불붙은 담요가 떠있는 듯 하다. 햇빛은 뜨겁고 후덥지근한 날이지만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은 상쾌하고 기분 좋게 온몸을 감싼다.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누구든 유년시절로 되돌아가듯 설레어 온다. 시원하게 뻗어있는 고속도로를 지나 산길로 접어드니 창 밖으로 보이는 산 속의 경치는 짙푸른 녹색의 향연이다. 깊은 산중이라서 인지 오월의 아카시가 뒤늦게 하얀 꽃송이를 조롱조롱 매달고 수줍게 미소짓는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길이라서 일행 중에 멀미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들을 외면한 체 숲 속 경치에 취해버린 나는
문화·관광
정명숙
2004.06.28 00:00